우리나라의 가스산업

우리나라에 있어서 가스에 대한 인식은 개항 직후 일본으로 파견된 개화파인 수신사와 신사유람단을 통해
전파되었습니다. 김기수를 필두로 한 수신사 일행은 1876년 5월5일부터 20일간 일본에 체류하면서 정부기관,
병기창, 생산공장 등의 시설들을 시찰하였으며, 거리에서 기름 없이 타는 불인 가스등을 발견하고 신기하게
여겼습니다. 유리 안에 당연히 있어야 할 기름은 보이지 않고 점화를 하는 곳도 알 수 없었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밤에 행인들이 등불을 들고 다니지 않는 것도 신기하게 보였던 것입니다. 이것이 사용이 불편한
기름을 이용하던 우리나라가 가스 등불을 처음 목격한 순간이었습니다. 한편, 1881년(고종18) 일본의 문화를
수용하기 위해 본격적인 시찰단인 신사유람단을 파견하였는데, 이들 일행은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일본의 신문명을 시찰하고 시찰내용에 관한 복명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이 가운데, 조사 강문형의 수행원인 오위장,
강진형이 가스등에 대한 묘사를 일기 형태의 “일동록”에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스산업은 일한와사주식회사가 설립되어 1909년 11월에 가스공급을 시작한 것이 그 효시입니다.
가스사업에 대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가는 일한와사주식회사의 설립인가 이전에 이미 한국 정부로부터
권동수 등 여러 사람의 명의로 특허를 받아 놓은 상태였으나, 일본의 식민화 야욕 및 대륙 침략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하여 가스산업의 선점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통감정치가 시작되면서 권동수 등이 받아 놓은 권리를
빼앗아 가 버렸습니다. 한국인에 의한 가스사업의 꿈은 좌절되고 만 것입니다.

일한와사주식회사의 설립에 자극을 받은 부산 지역에서도 러일전쟁 직후부터 수년 동안 설립을 준비해오던
한국와사전기주식회사(1938년에 경남 지방의 배전 사업으로 인해 설립한 남선합동전기주식회사에 인계됨)가
설립되었으며, 1912년 하순부터 가스공급을 시작하였습니다. 따라서 전자는 서울지역을, 후자는 부산지역을
영업 구역으로 하여 우리나라에 가스 공급사업을 펼쳐왔습니다. 서울과 부산 지역의 차이점은 서울이 순수한
도시가스 사용이었던 반면에 부산은 생산량의 대부분을 가스 기관 발전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를 시중에
공급했다는 것 입니다.

이후, 차츰 가스 사업체도 늘어났는데 1936년에는 평양에 서선합동전기주식회사가 설립되었고, 1938년에는
신의주부 직영으로 가스 사업 경영이 인가되어 만주와사주식회사 안동 지점에서 가스를 구입하여 이를
공급해왔습니다. 1941년에는 인천에 가스 공장을 착공하여 1942년부터 인천조병창의 연료원으로 공급했습니다.
1942년 기준으로 모두 27개의 발생 가마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경성전기(주)가 전체 설비의 반 이상을
보유하였습니다. 가스의 수용자는 1943년을 기준으로 일본인이 2만 5799명, 한국인이 1,855명으로 우리나라
사람은 전체 가스 수용자의 6%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2차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가스의 공급이
군사 시설로 집중됨에 따라 가스의 시중 판매량은 1940년을 정점으로 눈에 띄게 줄어 들었습니다.
1945년 해방 이후에는 건류(고체 유기물을 공기를 차단하고 가열, 분해하여 휘발성 물질과 비휘발성
물질로 가르는 처리) 공업에 대한 공급은 도저히 그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는 실정이었으며, 정치적 사회적
혼란과 설비의 고장 및 파손으로 모든 가스 제조 설비의 절반 정도밖에 가동되지 않았습니다. 전쟁 발발 직후인
1951년 7월 16일에는 대폭격으로 경성전기(주)의 가스 생산이 중단되었고, 부산의 경우 전쟁 피해는
적었지만 역시 연료탄 구입의 어려움과 시설의 노후, 그리고 주소비자인 일본인의 철수로 수요가 격감하여
1954년에 결국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LNG 시대의 개막

1978년 동력자원부의 발족을 계기로 정부는 강도 높은 에너지다변화 정책을 도모하게 되었으며,
가스대중화 시대로의 진입에 발맞춰 1980년대에는 LPG에서 LNG로의 연료 대체가 이루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천연가스사업은 2차 석유파동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난의 장기적 해결책으로써 석유 의존도
감소와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 차원에서 추진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1978년 LNG 도입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
본격 착수함으로써 시작되었습니다. 정부가 LNG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LNG도입 기본방침을 입안한 것은
1980년 10월 이었으며, LNG도입을 위한 장기수요전망 및 적정도입물량, 도입시기, 생산기지 위치 선정 등
전반적인 LNG사업의 기본계획은 1981년 4월 제11차 경제장관협의회에서 의결되었습니다.

이후, LNG도입 대상국 선정과 교섭 및 경기도 평택에 LNG 저장·기화공급 생산기지의 건설,
주배관망·간선배관망 건설을 완료하여 1987년 2월부터 수도권에 대한 LNG공급이 시작되었습니다.
LNG공급은 청정연료로서 수도권의 대기오염방지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이후, 국민의 창정연료 선호 및 사용의 편리성, 도시가스사업자들의 과감한 투자가 조화를 이루어
2022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도시가스 수요가수는 2천만에 이르고 있고, 도시가스 소비량은
연간 25,342백만㎥으로서 84%의 보급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도시가스사업자들은 최초 도시가스사업 시작 후 지금까지 배관연장은 51,304km에 이르고 있습니다.

2022년 12월 현재는 전국 34개 도시가스회사가 환경친화적이고 안정적인 LNG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시가스업계에서는 중소도시를 비롯한 지역배관망 미설치지역에 대한
계속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